좋아하는 것을 파고드는 열정은 자신을 돌아보는 힘과 통한다. “이것저것 다 해봐야죠. 그래야 내가 행복한 걸 찾을 수 있으니까요.” 골프 전문 아나운서로 이름을 알린 방송인 홍재경은 행복을 찾는 여정 속에서 나를 찾는다. 온 힘을 다해, 온 마음을 다해.
골프를 좋아한다면 익숙한 얼굴이다. 에너지 넘치는 모습으로 SBS Golf 〈골프 아카데미〉를 6년 동안 진행한 방송인 홍재경은 골프에 진심인 아나운서로 이름을 굳혔다. 법학도에서 아나운서로 변신하고, 보도국이 아닌 스포츠 아나운서로 방향을 바꿀 때, 그녀를 움직인 가장 큰 동력은 진심이었다.
“워낙 활력이 넘치는 스타일이에요. 고등학교 때도 학생회장을 맡았고, 대학교에서는 대외활동을 10개씩 했죠. 다양하게 경험해야 내가 진짜 좋아하는 게 뭔지, 잘하는 게 뭔지 알 수 있잖아요. 남들 앞에 나서서 발표하고, 에너지를 발산하는 일이 즐겁더라고요. 그 경험 덕분에 아나운서라는 길을 택하게 됐죠. 마음이 먼저 움직였어요.”
골프는 운명처럼 다가왔다. 보도국을 바라보던 그녀였지만 생방송을 진행할 골프를 잘 아는 아나운서가 필요하다는 소식에 귀가 열렸다. 대학 때부터 골프를 즐겨왔기에 누구보다 자신 있었다. “2016년도만 해도 골프가 지금처럼 대중적인 인기 스포츠가 아니었어요. 그래도 ‘내가 좋아하는 걸 한번 해보자’라는 마음이 있었죠.” 생방송으로 프로 골퍼의 실시간 코칭을 전하는 프로그램은 늘 긴장의 연속, 상황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없으면 질문 하나도 제대로 할 수 없는 자리였다. 홍재경 아나운서는 빡빡한 방송 일정을 쪼개 일주일에 한 번 연습장을 찾고, 일주일에 두 번씩 필드로 나섰다. 현장에서만 마주할 수 있는 다양한 경험이 쌓일수록 그녀의 진행은 더욱 자연스러워졌다.
“좋아하는 척 하는 게 아니라 정말 골프를 잘 알고 좋아하는 진행자가 되고 싶었어요.” 그 열정은 시청자들과도 통했다. 방송 4~5년 차에 접어드는 시기에는 마침 MZ세대 사이에서 골프 붐이 불며 그녀의 존재감이 더욱 커지기 시작했다. “운이 좋았어요”라고 말하지만 어디 운뿐일까. ‘골프와 사랑에 빠진 홍재경입니다’라는 인사말은 100% 진심이었고, 이는 무려 6년 동안 한자리를 지키게 해준 힘이 됐다.
“골프의 매력이요? 확 트인 자연 속에서 일상의 갑갑함을 해소할 수 있어요. 여럿이 함께 대화하면서 즐길 수 있는 운동이기에 관계를 돈독히 다지는데도 좋고요. 매 순간 어떤 클럽을 사용하고, 어떤 샷을 할지 정교한 계산이 필요하거든요. 전적으로 내가 주도하며 성장해나가는 매력이 있죠. 이왕 시작했으니 골프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해보고 싶었어요.”
골프와 단단히 사랑에 빠진 그녀의 도전은 계속됐다. 야외 프로그램인 〈필드마스터〉는 3일 동안 24편을 찍을 만큼 강행군.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화상을 입을 정도로 해가 쨍쨍할 때나 필드를 종횡무진 누비면서도 힘든 줄 몰랐다. 2021년 싱글 핸디캡 스코어를 달성할 만큼 실력을 키우고, 골프 기업의 모델로도 활약했다. 골프 관련 유튜브 콘텐츠를 쌓고, 작년 10월에는 골프를 주제로 한 웹소설 〈잔디를 밟으면 네가 생각나〉를 카카오페이지에 선보였다.
“말로만 떠드는 게 아니라 제대로 증명하는 걸 좋아하거든요. 웹소설은 채팅 형태로 진행돼 쉽게 읽을 수 있어요. 골프를 매개로 서로 마음을 여는 로맨스 소설인데요. 색다른 방식으로 골프를 즐길 수 있는 콘텐츠죠. 새로운 영역에 도전하는 자체가 즐겁더라고요.”
좋아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찾아 나서고, 이를 끝까지 파고드는 힘은 어디에서 나올까. 홍재경 아나운서는 결국 ‘나 자신’이라고 말한다. 누구에게 보여주기 위해서나 유행에 발맞추기 위함이 아닌, 나를 제대로 파고들어 얻은 답이기에 흔들림이 없었다. 골프 방송부터 웹소설까지 가지가 다양하게 뻗어나갈수록 오히려 흥이 나는 서른넷의 홍재경. 그녀는 지금 이 순간에도 심장을 뛰게 할 무엇인가를 찾아 나선다.
“인생은 짧잖아요. 틀에서 벗어나 더 다양한 도전을 하고 싶어 프리랜서로 나서게 됐어요. 스포츠 아나운서를 꿈꾸는 후배들을 가르치고도 싶고, 연기도 해보고 싶고, 글도 써보고 싶어요. 해외에 더 많은 기회가 있는 만큼 영어 공부도 열심히 하고 있고요. 어디든 부딪히는 건 자신 있어요.”
새로운 도전을 위해 가장 먼저 준비한 건 체력이다. 스무 살부터 운동을 쉬어본 적이 없다는 홍재경 아나운서는 골프와 헬스 트레이닝은 물론 복싱, 수영을 즐기고 요가는 지도자 자격증까지 있다. 올해 초에는 6주 동안 주 4회 크로스핏으로 한 해를 달릴 체력을 비축했다. “건강식품도 즐겨 먹어요. 특히 정관장 에브리타임은 휴대가 간편해 골프장에 갈 때 꼭 챙겨요. 면세점 필수 쇼핑 목록이죠. 그리고 '에브리타임 롱기스트 골프에디션'은 에브리타임에 로마 숫자와 멀리건, 오비 무벌타 등이 적혀 있어요. 골프를 즐기는 데 재미를 더해줘서 일행들이 좋아해요.”
나다움을 지키기 위한 자기 관리는 피부 관리로 이어진다. 야외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은 만큼 선크림을 꼼꼼하게 바르는 것은 기본, 한 번에 많이 바르기보다는 1~2시간마다 꾸준히 덧바르는 게 요령이다. 수분 보충을 위해 물을 자주 마시고, 피부 장벽을 케어하는 기초 화장품도 꾸준히 사용한다. 이토록 단단하게 내공을 다지며 내일을 준비한다.
“전 좋아하는 걸 해야 행복한 사람이에요. 앞으로 골프만큼 사랑할 수 있는 걸 찾으려고요. 골프는 저와 계속 가야죠. 홍재경만이 할 수 있는 골프 콘텐츠를 만들고 싶은 꿈이 있어요. 유튜브가 될지, 책이 될지 아직은 모르지만요."
그녀는 매 순간 ‘행복하다, 좋다, 즐겁다’를 외친다. 덕분에 덩달아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 같은 힘을 얻는다. 도전 속에서 행복을 찾고, 행복 속에서 나다움을 키우는 홍재경의 2막, 그 결말이 궁금해진다. 예측불허의 열린 결말이지만 그녀의 단단한 행복은 늘 넓은 파장으로 여럿에게 닿았기에 진심으로 응원을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