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사로운 햇살, 포근한 바람 속에 하염없이 나른해진다. 때로는 그 몽롱한 기분을 즐기기도 하지만 오래 방치하면 만성피로증후군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체내 에너지 대사 활성화에 관여하는 비타민 B가 부족하면 몸이 쉽게 지칠 수 있다. 비타민 B는 기초 체력을 형성하고 피로 유발물질인 젖산을 없애며 면역 항체를 생성하는 등 피로 해소에 탁월하다. 대부분 인체에서 합성되지 않으므로 건강기능식품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데, 가급적 건조 효모와 같은 자연물을 사용한 제품을 선택하자. 자연물에 있던 생리 활성 물질을 그대로 섭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물질은 영양소가 더 잘 흡수되도록 돕는다. 제품에 ‘건조 효모(비타민 B1 , B2)’ 등과 같이 유래 물질과 영양소명이 함께 적혀 있으면 자연 유래 비타민이다.
비타민 D가 부족하면 ‘행복 호르몬’인 세로토닌의 분비량이 줄어 쉽게 피로를 느끼고 우울해진다. 땀이 과도하게 나고 무기력증과 소화장애가 생기는 것도 비타민 D 결핍 증상이다. 이를 예방하려면 햇볕을 자주 쬐면 좋고 건강기능식품을 섭취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연어, 참치, 달걀, 소고기 등을 활용한 식단으로도 비타민 D를 보충할 수 있다. 비타민 D의 하루 권장량은 10~15㎍. 하루에 100㎍ 이상 복용하지 않도록 주의하자. 오랜 기간 과용하면 뼈가 약해지고 신장에 문제가 생기는 고칼슘혈증이 발생할 수도 있다.
너무 지치고 피곤하다면 ‘커피냅coffee nap’을 추천한다. 커피 한 잔을 마신 후 15~20분간 자고 나면 피로가 풀리고 집중력이 높아지는 효과를 볼 수 있다. 커피에 들어 있는 카페인이 잠을 방해하지 않을까 싶지만, 각성 효과가 약 20분 뒤부터 나타나기 때문에 그사이 자고 일어나면 더욱 효과가 좋다는 것이다. 이는 영국 러프버러대학, 미국 라이트주립대학 등 여러 연구팀에서 과학적으로 입증한 방법이다. 다만 비타민이나 철분 등의 영양제를 복용할 때는 주의해야 한다. 카페인이 영양소 흡수를 방해하기 때문이다. 영양제를 복용했다면 최소 2시간이 지난 후 커피를 마시도록 하자.
피로를 해소하려면 잠을 잘 자야 한다. ‘책만 펼치면 잠이 온다’라는 우스갯소리가 도움이 될지도 모르겠다. 그 인과관계가 과학적으로 입증됐기 때문이다. 영국 서섹스대학 데이비드 루이스 박사팀은 6분 정도 책을 읽으면 심장 박동 수가 안정되고 근육이 이완되면서 수면에 알맞은 신체 조건이 된다고 발표했다. 스트레스 수치도 책을 읽은 후 68%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어떤 장르의 책이든 상관 없지만, 전자책은 예외다. 태블릿 PC나 스마트폰에서 나오는 블루라이트는 수면을 유도하는 멜라토닌 분비를 억제해 오히려 잠을 방해한다.
한의학에서는 봄나물의 약한 쓴맛이 허열虛熱을 내리고, 나른한 기운을 다스리며, 입맛을 돋운다고 여긴다. 이런 효능이 있는 봄나물로는 냉이, 달래, 씀바귀 등이 있다. 봄나물에는 피로해소에 탁월한 비타민 C도 풍부하다. 100g 기준으로 냉이에는 74mg, 달래와 쑥에는 33mg, 두릅에는 15mg의 비타민 C가 함유돼 있어 봄나물만 잘 챙겨 먹어도 비타민 C 하루 섭취 권장량(100mg)을 충족할 수 있다. 봄나물로 만든 반찬을 봄철 밥상에 올리자. 냉이는 새콤달콤하게 무치고, 달래는 양념장을 만들고, 두릅은 살짝 데쳐 먹으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