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계절 건강법

관절 사수, 더 늦기 전에!

2021 Autumn

뼈와 뼈를 연결하며 몸을 움직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관절. 하지만 쓰는 만큼 닳기 마련이다. 활동량이 늘어나는 계절, 관절 건강에 더 신경 써야 하는 이유다.

자세부터 바로잡기

관절을 돌보는 일은 장기전이다. 평소 생활 습관을 점검하고 올바르게 바로잡으려는 노력부터 시작하자. 특히 자세에 신경 써야 하는데, 무거운 물건을 번쩍 들어 올리거나 아기를 30분 이상 안고 있는 등 상체 관절에 부담을 주는 행동은 피한다. 바닥에 앉았다가 일어설 때는 손바닥 대신 주먹으로 바닥을 지탱하는 편이 낫다. 쪼그려 앉아 걸레질하거나 오래 서 있는 습관은 하체 관절에 좋지 않다. 푹신하고 낮은 의자보다는 딱딱하고 높은 의자를 권하며 다리를 꼬거나 양반다리는 금물이다.

적정 체중 유지는 필수

만병의 근원인 비만은 관절에도 해롭다. 특히 체중을 지탱하는 무릎 관절에 큰 영향을 미치는데, 가만히 서 있기만 해도 체중의 2배에 달하는 하중이 가해진다. 걸을 때는 3배, 계단을 오를 때는 4배, 내려올 때는 8배로 늘어난다. 체중을 5kg 줄이면 퇴행성 관절염 발생 가능성이 50% 감소한다고 하니 관절을 지키려면 다이어트는 필수다. 더불어 무릎을 보호하는 근육을 키우는 것도 좋다. 허벅지 앞쪽에 자리한 대퇴사두근을 키우면 무릎 관절에 가해지는 부담을 낮출 수 있다.

하이힐과 슬리퍼는 그만!

우리는 이족보행으로 생활하기 때문에 발 건강이 전신 건강을 좌우한다. 그런 의미에서 피해야 할 신발 두 가지, 바로 하이힐과 슬리퍼다. 하이힐은 몸의 무게중심이 앞으로 쏠려 발 앞쪽 관절에 무리를 준다. 억지로 균형을 잡으려다 자세가 삐뚤어져 뼈와 관절이 변형되기도 한다. 슬리퍼는 발을 안정적으로 잡아주지 못해 걸음을 불안정하게 만든다. 오랜 시간 지속되면 발목 관절에 이상이 생기고 심할 경우 무릎, 허리, 목, 턱 관절까지 틀어져 안면 비대칭이 될 가능성이 크다.

찜질은 뜨겁게? 차갑게?

찜질은 관절 통증을 완화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그러나 관절염 종류에 따라 효과적인 찜질 온도는 각각 다르다. 퇴행성 관절염에는 온찜질이 좋다. 굳은 관절을 부드럽게 풀어주고 혈액순환을 돕기 때문이다. 반면 통증 부위에 열감이 도는 류머티스 관절염에는 냉찜질이 적절하다. 어떤 관절염인지 정확히 모를 경우에는 증상을 먼저 파악해야 한다. 퇴행성 관절염 증상은 국소 부위에 나타나고 저녁에 통증이 심해지는 반면 류머티스 관절염 증상은 전신에 나타나며 오전에 더 뻣뻣해진다.

신비의 뿌리, 강황에 주목

고대 인도의 전통 의학, ‘아유르베다’에 따르면 강황은 관절 염증 완화에 효과적인 소재다. 강황 추출물인 터마신 덕분인데, 우리나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도 이를 관절 기능성 소재로 인정했다. 실제로 관절염 증상이 있는 성인 120명에게 6주간 강황 추출물 1,000mg을 매일 섭취하게 한 연구(Inflammopharmacology, 2003) 결과 관절 통증, 관절 삼출물 통증, 관절 불편이 눈에 띄게 개선됐다. 강황 가루를 물에 타 마시거나 밥을 지을 때 넣어 먹기도 한다.

운동하면 관절이 닳는다?

관절은 쓰면 쓸수록 닳고 회복이나 재생이 거의 불가능하다. 그렇다면 운동마저 자제해야 할까? 답은 아니다. 적절한 운동을 하며 근육량을 유지해야 관절 수명이 늘어난다. 특히 관절 주변의 근육 강화는 필수. 하체 근육에는 맨몸 스쿼트나 런지 같은 운동이 좋고 상체 근육에는 덤벨 운동을 추천한다. 물론 무게는 가볍게! 달리기나 걷기와 같은 수직 운동도 괜찮지만 무리하면 오히려 무릎 관절에 부담을 줄 수 있으니 주의하자. 보폭을 좁히고 푹신한 운동화를 신으면 도움이 된다.

실내 온도 26℃, 습도 50% 유지

선선한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관절 통증을 호소하는 이들도 늘어난다. 여름에 비해 기온이 떨어지고 일교차가 심해지는 가을에는 근육과 혈관이 수축돼 근육의 유연성은 떨어지고 혈액순환은 저하된다. 특히 관절염을 앓고 있는 이들은 관절이 굳어 더 큰 통증을 호소한다. 또 비가 오는 날에는 외부 기압이 낮아지고 상대적으로 관절 내 기압이 높아져 신경을 자극한다. 이로 인한 관절 통증을 예방하는 간단한 방법은 실내의 적정 온·습도 유지다.

꾸준한 비타민 D 섭취

뼈와 관절을 강화하는 칼슘을 온전히 흡수하려면 비타민 D가 꼭 필요하다. 비타민 D는 칼슘이 몸 밖으로 빠져나가지 않도록 하며 뼈의 형성에 영향을 미친다. 영국 트리베디 박사팀의 연구 결과도 흥미롭다. 매일 일정량(800IU)의 비타민 D를 5년간 섭취하면 골반이나 손목, 척추 등의 골절 발생 위험이 33%, 골절로 사망할 위험이 12% 감소한다는 사실을 밝혀낸 것. 비타민 D는 하루 15분 정도 햇빛을 쬐며 합성하는 방법이 가장 좋으며 연어나 달걀노른자 등의 음식과 건강기능식품으로도 보충할 수 있다.

글 임혜선 감수 이규영(성모튼튼정형외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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