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어리스트

슬기로운 문화생활

2021 Spring

문화 예술 애호가들을 위한 복합 문화 공간 세 곳을 소개한다.

상상 이상의 공간

BUSAN

KT&G SANGSANG-MADANG BUSAN

KT&G 상상마당 부산

KT&G는 메세나Mecenat 활동에 적극적인 기업이다. 메세나란 기업들이 문화 예술 분야를 적극 지원해 생활 속에서 누구나 문화 예술을 즐길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활동이다. 2007년 홍익대학교 비주류 아티스트를 다양한 방식으로 후원하고 대중에게 문화 예술을 향유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자 문을 연 ‘KT&G 상상마당 홍대’가 대표적인 사례다. 이후 상상마당은 논산, 춘천, 대치에 이어 부산에 다섯 번째로 문을 열었다. ‘상상마당 부산’은 지상 13층, 지하 5층에 이르는 대규모 복합 문화 공간이다. 이곳의 슬로건은 ‘메이크 위드Make With’로 아마추어, 사회혁신 청년 창업가, 1인 미디어 제작사 등 지원이 필요한 모든 창작자를 위한 공간을 만들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부산 지역 청년들을 실질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부산정보산업진흥원과 함께 1인 크리에이터를 위한 스튜디오와 편집실, 강의실을 제공한다. 또 스타트업에 관심 있는 젊은이들을 위한 공간도 따로 마련하고 벤처 캐피털 회사와 협업해 스타트업의 성장도 도울 예정이다. 공연장과 갤러리도 빼놓을 수 없다. 217석 규모의 라이브 홀에서는 지역 뮤지션들이 다채로운 공연을 펼치고, 4층과 5층에 위치한 갤러리에서는 ‘반전이 있는 도심형 미술관’을 콘셉트로 다양한 기획전이 열린다. 7층부터 13층까지는 모던한 디자인의 숙박 시설과 루프톱이 자리해 도심에서 휴식을 취할 수도 있다. 일상생활 속에서 독창적인 창작 아이디어를 얻고, 문화 예술에 대한 갈증을 해소하고 싶은 이들이라면 지금 당장 상상마당 부산의 문을 두드려보자.

https://www.sangsangmadang.com/main/BS

아트 센터형 복합 문화 공간

LONDON

SOUTHBANK CENTRE

사우스뱅크 센터

영국 최대의 복합 문화 공간인 사우스뱅크 센터는 여행객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곳이다. 1951년 축제 행사장으로 건축된 사우스뱅크 센터는 현재 1년에 약 440만 명이 찾는 영국을 대표하는 복합 문화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오케스트라 공연 중심의 로열 페스티벌 홀Royal Festival Hall, 재즈와 무용 공연 중심의 퀸 엘리자베스 홀Queen Elizabeth Hall, 컨템퍼러리 아트 전시 중심의 헤이워드 갤러리Hayward Gallery가 사이좋게 템스강 남단에 자리 잡고 있다. 클래식 음악을 즐기는 이들은 로열 페스티벌 홀에 주목해야 한다. 런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런던 신포니에타를 비롯해 총 9개의 관현악단이 근거지로 삼는 세계 최고 수준의 음향 시설을 갖춘 공연장이기 때문이다. 헤이워드 갤러리는 현대미술 애호가라면 그냥 지나칠 수 없는 필수 방문지다. 개관 50주년을 맞은 지난 2018년에는 세계 최고의 유형학적 사진가 안드레아스 구르스키의 대규모 개인전을 열어 주목받았다. 사우스뱅크 센터의 가치는 ‘사람들을 하나로 모으는 예술의 위대한 힘을 믿고, 남녀노소 누구나 수준 높은 문화 예술을 가까이에서 경험할 수 있도록 제공한다’는 철학에서 찾을 수 있다. 이에 따라 실내 공연장을 이용하지 않더라도 생활 속에서 누구나 문화를 느끼고 즐길 수 있도록 템스강이 내려다보이는 야외 공연장에서 무명 아티스트의 퍼포먼스를 상시 진행하고 있다. 단, 현재는 코로나19로 인해 공연과 전시를 제한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https://www.southbankcentre.co.uk

복합 문화 공간의 정석

PARIS

CENTRE POMPIDOU

퐁피두 센터

퐁피두 센터는 볼거리와 즐길 거리가 많은 파리에서도 손꼽히는 여행지다. 1977년 개관 당시에는 배수관과 가스관, 통풍구가 외부로 노출돼 있는 독특한 구조여서 고풍스러운 건축물이 주를 이루는 파리에서 이단아 취급을 받았다. 공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한 아이디어였던 이 구조는 시간이 흘러 현재는 20세기를 대표하는 건축물로 인정받고 있다. 7층으로 이루어진 건물에는 국립 근대 미술관, 공공 도서관, 영화관, 현대 음악 연구소, 산업 디자인 센터, 극장, 서점, 레스토랑, 카페가 알차게 들어서 있다. 여기저기 다니지 않고 한곳에서 프랑스의 문화 예술을 경험하고 싶다면 퐁피두 센터만 돌아봐도 충분할 정도. 특히 4~5층에 위치한 국립 근대 미술관이 백미다. 회화를 비롯해 설치, 사진, 건축, 디자인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 7만여 점을 소장하고 있으며, 정기적으로 수준 높은 기획전을 선보여 대중에게 현대미술을 소개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또한 음악, 공연, 연극, 퍼포먼스, 영화와 관련한 프로그램을 상시 진행하며, 도서관에서는 예술 서적을 무료로 열람할 수 있다. 퐁피두 센터 내부를 충분히 둘러봤다면 외부로 노출된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전망대로 이동해보자. 에펠탑과 몽마르트르 언덕, 사크레쾨르 대성당을 한눈에 담을 수 있다. 전통적인 문화 기구의 한계를 극복하고 대중과 더 가까이 소통하기 위해 설립된 퐁피두 센터는 직접 찾아오지 못하는 이들을 위해 자체 홈페이지에서 미술관의 소장품은 물론 다양한 영상 자료를 자유롭게 감상할 수 있게 했다.

https://www.centrepompidou.fr

글 김민정 사진 KT&G 상상마당 부산, 사우스뱅크 센터, 퐁피두 센터

KGC인삼공사(심 2021년 봄호) ⓒkgc.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