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계절 건강법

속 든든, 몸 튼튼

2021 Summer

덥고 습한 날씨에 쉽게 몸이 지치고 면역력이 떨어지는 이 시기에는 배탈, 설사, 장염 등 소화 건강에 신경 써야 한다.

덥지도 춥지도 않게

사무실이나 집, 카페 등에서 과도한 냉방으로 인해 고생하는 경우도 많다. 실내와 실외의 온도 차가 5℃ 이상이 날 경우 우리 몸의 체온조절 기능에 혼란이 생긴다. 이때 위장의 운동 능력이 저하되면서 복통과 설사, 복부 팽만감 등 소화 장애 증상이 나타난다. 과도한 냉방보다는 실내 온도를 25℃ 정도로 유지하고, 2~3시간마다 환기를 해주자. 혹시 모를 냉방병에 대비하기 위해 겉옷을 챙긴다.

손 씻기 30초

코로나19로 개인 위생과 방역은 일상이 됐고 꼼꼼한 손 씻기도 필수다. 고온다습한 여름에는 식중독에 더욱 신경써야 하는데, 식중독을 유발하는 대장균, 비브리오균, 살모넬라균 등 세균성 바이러스는 35~36℃에서 가장 왕성하게 번식한다. 손만 잘 씻어도 식중독을 70% 예방할 수 있다. 식사나 요리하기 전 비누로 거품을 내 30초간 손바닥, 손가락, 손등을 모두 씻고 흐르는 물에 충분히 헹군다. 요리할 때는 음식물의 상태를 확인하고 재료별로 칼과 도마를 구분해서 쓴다.

얼죽아는 조심!

한여름 시원한 아이스커피만큼 인기 있는 음료도 없다. 이가 시릴 정도로 차가운 아이스커피를 들이켜면 잠시나마 더위를 잊을 수 있지만 너무 많이 마시면 탈이 나게 마련이다. 커피 속에 든 카페인이 이뇨 작용을 촉진해 마신 양의 2배가량의 수분이 몸에서 배출된다. 덥다고 물 대신 커피를 시도 때도 없이 마시면 탈수까지 이어질 수 있다. 탈수가 심해지면 속쓰림, 설사, 구토, 소화불량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커피 한 잔을 마셨다면 잊지 말고 물 한 잔을 함께 마시자.

발효 식품과 식이섬유 챙기기

신체 내 면역 세포의 70% 이상이 밀집돼 있는 장. 때문에 장내 유익균을 늘려야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 장에 서식하는 세균은 약 100조 개에 달하며 이 중 유익균과 유해균의 비율은 8:2가 이상적이다. 이 균형을 맞추려면 프로바이오틱스와 프리바이오틱스를 함께 섭취해야 한다. 프로바이오틱스는 김치, 청국장, 요구르트 등 발효 식품에 프리바이오틱스는 양배추, 고구마, 미역 등에 풍부하다. 둘의 시너지 효과를 내는 신바이오틱스도 섭취하면 더욱 효과적이다.

냉장고도 불안해요

기온이 높은 여름에는 식품이 빨리 변질되므로 보관에 특히 신경 써야한다. 여름철 냉장 온도는 대부분의 세균이 증식하지 못하는 5℃가 적당하다. 음식물을 부패시키는 세균이 좋아하는 육류와 생선은 구입한 후 바로 먹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냉장 보관해야 할 경우 최대 2~3일을 넘지 않도록 한다. 그 이상을 넘기면 냉동 보관하는 것이 좋다. 여름철 곰팡이가 가장 잘 생기는 식품은 의외로 음료수다. 개봉한 후 오래 두고 먹기 때문이다. 음료수를 보관할 때는 공기가 닿지 않도록 밀봉하고 오래 두지 않도록 한다.

아무리 더워도 식후 30분 걷기

조금만 걸어도 땀이 줄줄 나는 여름. 더위를 피해 실내에 머무르는 시간이 길어지면 아무래도 게을러지게 마련이다. 특히 책상 앞에 앉아 오랜시간을 보내야 하는 직장인이나 학생들은 위벽이 긴장돼 위장의 운동 능력이 약해지는 위 무력증이나, 소화 기능이 떨어지는 만성 소화 장애를 겪을 확률이 높다. 이를 예방하는 가장 간단하면서도 좋은 방법은 가벼운 운동이다. 식사 후 허리와 가슴을 곧게 펴고, 배에 힘을 준 채 30분 이상 걸으면 위장의 혈액순환이 촉진되면서 속이 한결 편해진다.

매실과 오미자로 속 지키기

새콤달콤한 매실과 오미자는 오래전부터 우리의 속을 든든하게 지켜준 대표적인 과실이다. 매실에는 카테킨 성분과 사과산이 풍부해 배탈을 일으키는 유해균의 성장을 억제하고 위장의 운동을 활발하게 한다. 오미자도 마찬가지. 오미자에 함유된 고미신 성분은 위액 분비를 억제해 속이 쓰리거나 메스꺼울 때 도움이 된다. 매실과 오미자를 청으로 만들거나 말린 다음 차로 타서 꾸준히 마시면 위장 건강을 지킬 수 있다.

엄마 손은 약손

어릴 적 배탈이 났을 때 엄마가 손으로 문질러주면 신기하게도 통증이 사라졌던 경험, 누구나 한 번쯤 있지 않을까? 이는 단순히 심리적인 효과만은 아니다. 갑작스럽게 소화불량이 일어났을 때 따뜻한 손으로 배를 마사지하면 순환되면서 증상과 통증이 잦아든다. 또 마사지를 꾸준히 하면 장 기능이 강화되고 노폐물이 배출된다. 마사지 방법은 엄지를 제외한 네 손가락으로 장 운동 방향인 시계 방향으로 살며시 누르거나 배꼽 위에 두 손을 겹쳐 둥글게 굴려준다.

글 하예은 감수 나경선(S서울병원 내과 원장)